다연은 선을 연결해 만든 조형물로 무언가를 건져내려는 몸짓을 연상시키며, 뚜렷한 표면이 없이 안과 밖이 혼재된 중간 지대를 만들어 낸다.
나는 온전한 정체성을 찾기 위해 작업한다.
완성된 모든 작업들은 손에 닿을 듯 닿지 않는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결과물이다. 정체성은 생각을 기반으로 형성되는데, 나의 생각들은 변화가 연속되는 환경 속에서 신기루처럼 존재했다 사라지는 것을 반복한다. 혼란스럽게도 사라진 생각들은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 과거와 현재의 나를 분리시킨다. 무엇이 진정한 나였을까 잠시 고민도 해보았지만 결국 선택의 문제였다. 불투명한 미래 앞에서 어제와 오늘 중 무엇이 옳았는지 알 수 없기에, 불규칙한 모든 생각을 수용하는 것이 오히려 온전함을 찾아가는 첫 걸음이었다. 생각의 걸음은 발자국을 남기며 이동한다. 새로운 발자국은 이내 과거가 되고, 수많은 과거들이 모이면 방향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나는 전진을 원한다. 방랑중인 생각들을 사라지지 않는 매체, 도자기에 기록해가며 나의 이동 방향을 확인한다. 비록 찍혀진 발자국들이 모두 다른 모습이었을지라도 세상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온전한 나를 찾기 위해 변화를 수용하며 꾸준히 작업할 것이다.